[희망나눔(고아원)] 희망나눔 - 이세준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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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눔의미학 작성일15-01-02 09:51 조회4,465회 댓글0건

 

안녕하세요. 이세준입니다.

 

대학 선배가 필리핀 세부에서 조그만 호텔 사업을 하고 있어요. 덕분에 공연이나 여행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배도 자주 만나고, 그 곳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듣고 또 직접 보게 되었죠.

 

‘필리핀’ 하면 아름다운 관광지라는 이미지도 있지만

리조트를 조금만 벗어나면 쉽게 볼 수 있는 낡은 가옥들과 배고프다는 시늉을 하면서 구걸을 하는 어린 아이들 때문에 후진국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시죠?

허나 멀지 않은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아시아 최고 부국이었고 우리나라 6.25 전쟁 당시 가장 먼저 지원군을 보내 준 국가이기도 하답니다.

 

부패한 정치가 경제뿐만 아니라 교육까지 발목을 잡아놓는 탓에 미래 세대가 그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잃어버린 국가.. 어린이들은 성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씨앗인 교육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빈곤의 악순환에 치여 또 다른 빈곤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최저인력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앙상할 팔다리로 구걸하는 어린이들이 보여도.. 절대 돈이나 먹을 것을 주지 말라던 어느 가이드분의 당부를 핑계 삼아 애써 외면하는 제 모습을 보며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더욱이, 당장 몇 푼을 쥐어주는 일은 여기저기서 순식간에 몰려드는 수많은 아이들 때문에 동행하는 일행들만 곤란하게 만들뿐 그 아이들에게 동정 그이상의 그 어떤 미래도 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마음도 많이 아팠죠. 심지어 돌아갈 집도 가족도 없는 아이들을 보며 그럴듯한 다짐을 하기도 했지만 그마저 항상 그때 뿐이었습니다.

 

남자분들은 제 마음을 이해하실까요?

결혼하고픈 여인이 생겨도.. 좀 더 자리잡은 다음에.. 라는 생각이 항상 가로막습니다.

운동을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라는 그럴듯한 핑계가 때론 고맙기까지 합니다.

저질러야 합니다.

좀더 좋은 조건에서 시작하고픈 끝없는 욕심과 망설임이 좋은 여자를 놓치게 만들고

그 ‘없다는 시간’ 동안 먹고 마신 음식과 잠이 내 뱃살을 익숙하게 만듭니다.

적지 않은 몇 년을 고민한 끝에 저는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저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과 아늑한 잠자리 그리고 스스로 미래를 꾸려나갈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 선배와 함께 한번 제대로 해보자고 약속했습니다.

혹자는 묻습니다. 왜 하필 한국도 아닌 그곳이냐고..

어린이에겐 국적이 없습니다. 지금 시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장 필요한 곳입니다.

 

물론 타국에서 작지 않은 일을 벌이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이제 고아원 설립을 위한 기본 토대는 모두 준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해주실 분들을 기다리고 또 찾고 있습니다.

 

나눔의 미학 프로젝트의 핵심은 역시나 나눔입니다.

행복한 부자에게 지원을 받아 불행한 빈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서로 가진 것을 나누며 그 안에서 행복을 공유하는 축제입니다.

 

버려질 ‘헌옷’을 모아 오는 작은 정성이..

여러분께는 꿀보다 영양가 높은 설탕 유기농 ‘마스코바도’와 가치를 가늠할 수 없는 보람을..

필리핀 농민과 공장직원들에게는 본인과 가족들의 생계를..

그리고 집도 가족도 없는 어린 천사들에게는 보금자리와 꿈꿀 수 있는 미래를 전달합니다.

다신한번 말씀드리지만.. 

많이 가진 여러분이 적게 가진 제 3국의 농민, 빈민 그리고 부모 없는 어린이들에게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저희가 원하고 이루고자 하는 사회의 밑그림이 아닙니다.

 

나눔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저희의 ‘나눔의 미학 캠페인..

여러분의 나눔이 어떤 결실로 거듭나는지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